[인터뷰] 동인천 주택 ‘나의 집'에서 행복한 주택살이를 만들어가는 건축가 이성환 님
아파트와 빌라 같은 공동 주택이 거주의 기본값으로 여겨지는 요즘이지만, 80년대 지어진 이층 양옥집을 직접 고쳐 동인천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한 젊은 건축가가 있습니다. 주거지 선택의 스펙트럼을 넓혀 행복한 주택살이를 실현한 건축가, 이성환 님이 그 주인공인데요. ‘나의 집'이라는 이름의 동인천 양옥집은 이성환 님과 로컬 사업을 하는 아내, 귀여운 강아지까지 세 가족의 따뜻한 온기로 가득합니다.
동인천 주택 살이 5년 차 임에도 매일 다른 일상의 풍경을 바라보며, 삶의 다채로움을 느낀다는 이성환 님의 동인천 주택 살이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 )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인더로컬 협동조합의 이사이자, 건축가인 이성환입니다. 동인천에서 아내와 함께 ‘나의 집’이라는 단독 주택에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서울로 출퇴근을 하고 있는데, 언젠가 동인천에 건축사사무소를 개업해 일과 생활 모두 동인천에서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건축 일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아버지가 건축일을 하셨는데 사실 진로를 선택할 때 그 점이 큰 영향을 주진 않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어릴 때부터 집에 있던 제도판과 스케일 자를 보며 자라기는 했죠. 그런 것들이 제 무의식에 영향을 줬을 수도 있지만, 실은 ‘건축학’이라는 이름이 멋져 보였던 것 같아요. 정말 건축사가 돼야겠다고 생각한 시기는 대학교 1학년 건축학개론 수업 때예요. 수업 중에 교수님이 한 말씀이 되게 인상적이었거든요. “의사는 병이 있는 사람, 변호사는 죄가 있는 사람을 만나지만, 건축사는 꿈이 있는 사람을 만난다. 신은 땅을 만들었고, 건축가는 도시를 만든다. 우리가 힘 주어 긋는 선은 무게감이 있는 두꺼운 벽체가 되고, 가늘게 그리는 선은 가벼운 가벽이 된다.”는 말씀을 듣고 건축에 끌림을 느꼈죠. 막연하게 건축학과에 들어왔었는데, 다행히 적성에 맞았어요. 제가 한자리에서 오래 공부하는 것을 잘 못하는데, 건축사 공부는 재밌게 한 편이에요.
포디움126을 직접 디자인 하셨다고 들었어요.
2020년도 초에 인더로컬에서 공간을 찾기 시작했어요. 인더로컬에서 만든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자 일할 수 있는 사무실을 찾아 동네 여기저기를 다녔죠. 저희가 찾던 공간은 지금 포디움126 크기의 절반 정도였는데, 제 아내이자 인더로컬 대표가 이 건물을 먼저 계약하고 절 보여줬어요. 뭘 그리 급하게 계약했나 싶었는데, 저도 이 건물을 보자마자 중후한 목구조에 반했죠. 급히 계약한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웃음) 일제강점기에 지어져 100년이 넘었지만 형태가 잘 보존되어 있었죠. 저희가 예상했던 규모보다 커서, 어떤 기능의 건물로 디자인할지 고민하다, 인더로컬에서 이전부터 하고 싶었던 사업을 해보자 했죠. 그게 동네의 매력을 소개하는 ‘컨시어지샵’ 컨셉의 공간이 된 거예요.
포디움126을 디자인할때 어떤 점들을 고려하셨는지 궁금해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공간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였어요. 개항장 하면 떠오르는 느낌, 이 건물이 뿜어내고 있던 아우라, 인더로컬이 추구하는 기업 이미지. 이 세 가지를 한 공간에 어우러지게 담고자 노력했어요. 건물에 들어오면 개항기 느낌이 나지만, 그렇다고 마냥 올드한 느낌이 아닌, 현대의 어휘를 적절하게 조화시키려 했어요.
그 고민의 흔적들이 가구나 벽면 디자인의 디테일에 녹아나 있어요. 현대적인 디자인이지만 재료는 앤틱한 나무를 사용했죠. 벽면 역시 근대 느낌이 나지만 흰색으로 마감하여 세련되게 표현하고자 했어요.. 또, 근대 건축 특유의 *인방보나 *이맛돌과 같은 요소의 상징을 살려 디자인했어요. 저와 인더로컬만 아는 어휘이긴 할테지만요.(웃음)
*인방보: 창문 등의 개구부 위에 가로질러 설치한 보를 말한다. 상부의 수직 및 집중 하중을 분산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맛돌: 아치형 구조의 건축 구조에서 정 가운데 사다리꼴 모양의 돌. 아치 구조 균형의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동인천에 살며 서울로 출퇴근 중인데, 동인천 단독주택에 터를 잡은 계기가 궁금해요.
결혼을 준비하면서 신혼집의 위치를 선택해야 했어요. 저는 서울에서, 아내는 동인천에서 일을 하는데 어느 도시에 신혼집을 마련할까 고민하다, 결국 인천을 선택했어요. 서울과 인천, 그 가운데 어딘가에 연고도 없는 도시에 거주하면서, 출퇴근으로 둘 다 고생하느니 한쪽에 몰아주자. 그게 아내가 활동하는 인천이었죠. 물론 집값 차이도 컸고요. (웃음) 아내랑 어떤 신혼집이 좋을지 다양한 상상을 펼치며 이야기하면, 우리 둘 다 아파트보다는 단독주택으로 결론이 나더라고요. 단독주택에 거주하면 집안일이 많다고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다행히 저희는 그런 취향이 맞았어요.
저희 둘은 인천에 있는 대학교 캠퍼스 커플이었거든요. 처음 사귀던 해에 자유공원에 벚꽃 나들이를 갔었어요. 그때는 우리가 결혼해서 동인천에 살게 되리라고 전혀 상상하지 못했는데 참 신기하죠.
동인천에 삶의 터전을 잡겠다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어땠을지 궁금해요.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지역, 두 번째는 단독주택에 대한 반응이에요. 일단 동인천에 살게 됐다고 이야기하면 십중팔구는 ‘거기가 어디야?’ 묻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차이나타운을 이야기해 주면 다들 ‘아~ 거기?’ 하며 알아요. 바다에 관해 묻고, 회 많이 먹을 수 있겠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웃음) 어촌 마을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지인들과 대화하면서 깨달은 것은 동인천이 심리적 거리가 멀다는 점이었어요. 사실 물리적 거리로 따져 보면 (서울 어딘지에 따라 다르지만) 용인이나 수원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보다 가까울 수 있거든요. 그런데 동인천을 굉장히 먼 곳으로 인식해요. 젊은 사람 중에 사는 사람이 얼마 없어서 심리적으로 멀게 느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번째로 단독주택에 대한 반응이 있어요. 별다른 설명 없이 단독주택이라고 하면 다들 ‘너 부자였어?’ 이런 반응이더라고요. 드라마에 나오는 큰 저택 형식의 주택을 생각하는 것 같아요. 구도심에서 볼 수 있는 양옥집이라고 부연 설명을 해야 하죠. 그러면 벌레나 관리에 대해 또 다른 질문이 이어져요. 재밌겠다는 사람도 있고, 불편할 것 같다는 사람도 있고 다 달라요.
오래된 2층 양옥집을 고치면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을 거 같아요. 집을 고치는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우리 둘의 삶이 담긴 집을 만들고 싶어서 직접 공사를 했어요. 물론 비용을 아끼려는 것도 있었지만, 앞으로 단독주택은 우리가 직접 관리해야하니까 집에 대해서 알아야겠다는 생각도 컸죠. 인테리어 업체에 디자인부터 시공까지 한 번에 맡긴 게 아니라 저희가 직접 설계하고, 발품 팔아 자재도 하나하나 고르고 시공 단계마다 전문가를 찾아서 맡겼어요. 우리가 직접 시공할 수 있는 거면, 저희 손으로 공사하기도 했죠. 저희집 지하 창고에 가면 인테리어 공사에 필요한 웬만한 장비는 다 있어요. 거의 목수 작업실처럼요. (웃음) 직접 공사를 하다 보니 실수한 적도 많아요. 한번은 물 빠지는 배수구인 줄 모르고, “이 구멍 필요 없으니까 막아버리자”해서 시멘트를 부었거든요? 근데 물이 안 빠지는 거예요. 결국 전문가 불러서 타일부터 다 뜯고 돈이 2배로 나간 적도 있어요. 이런 에피소드가 너무 많죠.
집을 고칠때 어떤 점을 중요하게 고려하셨어요?
일단 일반 아파트와 달리 이층집이라는 게 가장 다른 점이죠. 1층과 2층의 차이를 만들고 싶었어요. 1층은 여러 사람들과 함께하는 공간이자 대화 공간, 2층은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설정했어요. 또 강아지가 있기 때문에 집 전체에 카펫 마감을 한 게 좀 특이하죠. 한국에서는 청소나 관리 문제 때문에 선호하는 방식이 아니거든요. 그리고, 1층 거실에는 TV를 두지 않고 큰 책상과 선반을 배치했어요. 마당의 존재를 거실에서 더 즐기고 싶어서 폴딩도어도 설치했죠. 날씨 좋은 날에는 폴딩 도어 열고, LP 틀고 아내와 대화하는데 그 시간이 참 좋아요. 밖에서 들려오는 새소리와 바람 내음, 집에서 들리는 음악 소리, 폴딩도어로 들어오는 햇살 아래 누워있는 저희집 강아지. 집에서 이런 여유를 느낄 수 있다는 게 참 감사해요.
5년째 주택 살이 중이신데요. 단독주택에 살아보니 어떠세요? 장단점 모두 궁금해요.
안 좋은 것부터 이야기하면, 관리인이 없어서 불편해요. 아파트는 관리인이 따로 있잖아요. 단독주택은 모든 관리를 집주인이 해야 하기 때문에 신경 쓸 게 많아요. 눈이 오면 구청에서 제설 작업 문자가 오기도 해요. (웃음) 출근하기에도 바쁜데, 아침에 눈을 쓸고 나가야 하죠. 집수리도 스스로 해야 하죠. 하지만 자유롭다는 게 좋아요. 공동주택은 집 안에서 걸을 때도 조심히 걸어야 하잖아요. 그렇지만 단독주택은 소음에서 훨씬 자유로워요. 층간 소음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죠. 아이를 키우게 된다면 더 좋은 환경이라 생각해요. 층이 두 개로 나뉘어 있어서 그때그때 원하는 대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좋아요. 1층의 손님 방을 취미 방으로 바꿨다가 서재로 바꾸기도 하죠. 마당 꾸미는 것도 즐겁고, 자연 친화적이에요. 단점을 고려해도 장점이 정말 많아서, 다음 집이 있다면 또 단독주택을 선택할 것 같아요.
생활하는 동네로써, 동인천은 어떤 것 같으세요?
동인천은 정말 특별한 매력이 있어요. 저는 그 매력이 원도심이라는 데서 온다고 생각해요. 여기는 개항기때부터 있던 도시이기 때문에 다른 도시와 스케일이 달라요. 대표적인 예로 지도에서 동인천을 보면 옛 유럽 도시처럼 동그래요. 제가 조깅이 취미라서 그 원 모양을 따라 뛰거든요. 다른 도시는 그렇게 뛰기 어려워요. 횡단보도가 많아서 신호를 계속 기다려야 하거든요. 동인천은 한 바퀴 도는데 딱 3km인데, 신호가 없어요. 그냥 2차선 도로거든요. 달릴 때 보면 오래된 건물도 많아서 구경하는 재미도 있어요. 그리고 집 앞이 관광지다 보니, 갈 곳이 많아요. 보통은 주거 밀집 아니면 상업지역 이렇게 나뉘어 있잖아요. 그래서 상업 지역으로 가려면 버스를 타거나 차를 타고 나가야 하고요. 그런데 우리 집은 코 앞에 관광지가 있어서 산책 겸 나가서 다양한 것들을 즐길 수 있어요. 조금 아쉬운 것은 주차 문제가 있죠. 부설 주차장법이 생기기 전에 지어진 건물이 많아서, 건물 안에 주차장이 없어요. 좁은 길에 주차된 차들이 많아 다니기 불편할 수 있어요. 고령화된 마을이라 젊은 사람들이 많진 않다는 점도 아쉽죠.
인더로컬에서 프로그램 운영 제안을 받고 참여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거주 형태에 대하여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싶었어요. 제 또래 청년 중 어디서 어떻게 살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들어보면 옵션이 다양하지 않더라고요. 서울, 수원, 위성도시든 모두 신도시에 있는 아파트나 빌라 등 공동주택을 생각해요. 저는 원도심에 있는 단독주택에 살고 있잖아요. 이게 일반적이진 않거든요. 그래서인지 제가 단독주택에 산다 그러면, 주택살이에 관심을 보여요. 무조건 단독주택이 좋다고 이야기 하는 건 아니지만, 거주의 다양한 형태를 알고 선택하는 것과 모르고 선택하는 건 다르잖아요. 생각만큼 주택살이가 어렵지 않고, 젊은 사람들도 한정된 예산으로 충분히 살 수 있다는 점을 말해주고 싶었어요. 또, 건축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기도 하고요.
이번에 ‘주택 살이 탐방’ 프로그램과 ‘건축가와 Talk 나잇’에 참여하시는데, 어떤 이야기를 해주실 예정인가요?
‘주택 살이 탐방’에서는 주로 아내인 김아영 대표와 함께 집 선택부터 수리 과정 등을 이야기하려고 해요. 주택에 관심 있으신 분들이 오실 테니, 그분들과 대화를 나누며 궁금해하시는 이야기를 최대한 전달하려 합니다. ‘건축가와 Talk 나잇’에서는 주택 살이 탐방 때보다는 조금 더 너른 관점의 동인천에 관해 이야기 하고 싶어요. 집과 도시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에요. 우리가 살아가는 집을 정할때, 집의 형태와 면적, 비용 등 집에 관한 요소들도 중요하지만 그 집이 어느 동네, 어떤 도시에 있는지도 중요하거든요.
동인천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장소를 소개해 주세요.
자유공원을 가장 좋아해요.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공원인만큼, 현대적인 공원과 다른 매력이 있어요. 요즘 조성된 공원은 사람이 계획했기 때문에 구획이 다 나뉘어져 있거든요. 도면처럼 보이기도 해요. 위에서 내려다보면 깔끔하게 구획이 떨어지는게 특징이죠. 하지만 자유공원은 그런 느낌이 덜해요. 오래된 나무가 많아서 울창한 숲 속에 와있는 것 같고, 그런 짙은 녹음과 자연에 압도되는 분위기가 있어요. 현대인의 삶에서 자연이 많이 결핍되어 있잖아요. 신도시에도 많은 공원이 있지만, 제가 느끼기엔 너무 인위적이라 자연과의 연결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자유공원에 가면 자연과 제가 연결되는 기분이 들어요. 사계절마다 보이는 모습이 다르고 시간대에 따라 보이는 장면, 햇살, 냄새가 다르기 때문에 매일 걸어도 질리지 않아요. 너무 덥지 않으면, 출근하기 전에 러닝을 하는데 나무들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이 장관이에요. 자연과 대지의 형태와 어우러진 '인천제일교회' 건물도 좋아해요. 식당은 '용화반점'도 좋고 '경인면옥'도 좋아해요.
동인천에 살면서 이웃 간의 인상적인 일화가 있으세요?
설 명절에 맞은편 화교 이웃이 직접 만든 칠리 새우를 주신 적이 있어요. 우리도 답례로 명절 음식을 챙겨 드렸죠. 그때 어린시절에 어렴풋이 느꼈던 이웃간의 오고 가는 정을 느꼈어요. 동네에 할머니, 할아버지분들이 많아서 도울 일이 종종 생기기도 해요. 얼마 전에도 길에서 쓰러져있는 할머님이 계셔서 댁까지 모셔다드렸죠.
앞으로 동인천에서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요?
동인천에 LP 바가 정말 많은데 모두 가보고 싶어요. 도장 깨기처럼 하나하나 다녀보는거죠. 또, 달리기를 좋아하니까 러닝 크루도 만들어서 함께 하면 좋을 거 같네요. 나중에 내항이 개방되면 해양스포츠도 즐겨보고 싶어요. 자유공원 광장에 올라서서, 내항을 바라보면 아내와 종종 그런 이야기를 해요. 저기서 요트를 타보면 어떨까? 저기서 웨이크보드를 타면 재밌겠다. 그런 상상을 하죠.
동인천으로 여행을 오거나, 삶의 터전을 이곳으로 옮길 미래의 이웃을 위해 슬기로운 동네 생활 꿀팁 한가지 부탁드려요.
자유공원에 꼭 올라가 보시면 좋겠어요. 보통 관광하러 오시는 분들이 차이나타운이랑 개항장 거리를 지나 집으로 돌아가시잖아요. 자유공원에 올라가면 바다와 마을을 내려다볼 수 있거든요. 책을 들고 가셔서 벤치에 앉아 읽어 보시거나 휴식을 취해도 참 좋아요. 그리고 골목 사이의 노포들을 다니며, 동인천의 매력을 체험해 보시면 좋겠어요. 여기만 있는 근대 건축물 투어를 하셔도 좋고요. 그리고 러닝을 좋아하시면 동인천 지도 모양대로 동그랗게 뛰어 보는 것도 좋아요. 서울 사람들은 한강에서 러닝을 많이 하잖아요. 시가지 도심을 안 쉬고 달릴 수 있는 데가 없거든요. 여기는 그게 가능해요. 얘기하다보니 한가지가 아니라 너무 많네요. (웃음)
[인터뷰] 동인천 주택 ‘나의 집'에서 행복한 주택살이를 만들어가는 건축가 이성환 님
아파트와 빌라 같은 공동 주택이 거주의 기본값으로 여겨지는 요즘이지만, 80년대 지어진 이층 양옥집을 직접 고쳐 동인천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한 젊은 건축가가 있습니다. 주거지 선택의 스펙트럼을 넓혀 행복한 주택살이를 실현한 건축가, 이성환 님이 그 주인공인데요. ‘나의 집'이라는 이름의 동인천 양옥집은 이성환 님과 로컬 사업을 하는 아내, 귀여운 강아지까지 세 가족의 따뜻한 온기로 가득합니다.
동인천 주택 살이 5년 차 임에도 매일 다른 일상의 풍경을 바라보며, 삶의 다채로움을 느낀다는 이성환 님의 동인천 주택 살이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 )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인더로컬 협동조합의 이사이자, 건축가인 이성환입니다. 동인천에서 아내와 함께 ‘나의 집’이라는 단독 주택에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서울로 출퇴근을 하고 있는데, 언젠가 동인천에 건축사사무소를 개업해 일과 생활 모두 동인천에서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건축 일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아버지가 건축일을 하셨는데 사실 진로를 선택할 때 그 점이 큰 영향을 주진 않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어릴 때부터 집에 있던 제도판과 스케일 자를 보며 자라기는 했죠. 그런 것들이 제 무의식에 영향을 줬을 수도 있지만, 실은 ‘건축학’이라는 이름이 멋져 보였던 것 같아요. 정말 건축사가 돼야겠다고 생각한 시기는 대학교 1학년 건축학개론 수업 때예요. 수업 중에 교수님이 한 말씀이 되게 인상적이었거든요. “의사는 병이 있는 사람, 변호사는 죄가 있는 사람을 만나지만, 건축사는 꿈이 있는 사람을 만난다. 신은 땅을 만들었고, 건축가는 도시를 만든다. 우리가 힘 주어 긋는 선은 무게감이 있는 두꺼운 벽체가 되고, 가늘게 그리는 선은 가벼운 가벽이 된다.”는 말씀을 듣고 건축에 끌림을 느꼈죠. 막연하게 건축학과에 들어왔었는데, 다행히 적성에 맞았어요. 제가 한자리에서 오래 공부하는 것을 잘 못하는데, 건축사 공부는 재밌게 한 편이에요.
포디움126을 직접 디자인 하셨다고 들었어요.
2020년도 초에 인더로컬에서 공간을 찾기 시작했어요. 인더로컬에서 만든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자 일할 수 있는 사무실을 찾아 동네 여기저기를 다녔죠. 저희가 찾던 공간은 지금 포디움126 크기의 절반 정도였는데, 제 아내이자 인더로컬 대표가 이 건물을 먼저 계약하고 절 보여줬어요. 뭘 그리 급하게 계약했나 싶었는데, 저도 이 건물을 보자마자 중후한 목구조에 반했죠. 급히 계약한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웃음) 일제강점기에 지어져 100년이 넘었지만 형태가 잘 보존되어 있었죠. 저희가 예상했던 규모보다 커서, 어떤 기능의 건물로 디자인할지 고민하다, 인더로컬에서 이전부터 하고 싶었던 사업을 해보자 했죠. 그게 동네의 매력을 소개하는 ‘컨시어지샵’ 컨셉의 공간이 된 거예요.
포디움126을 디자인할때 어떤 점들을 고려하셨는지 궁금해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공간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였어요. 개항장 하면 떠오르는 느낌, 이 건물이 뿜어내고 있던 아우라, 인더로컬이 추구하는 기업 이미지. 이 세 가지를 한 공간에 어우러지게 담고자 노력했어요. 건물에 들어오면 개항기 느낌이 나지만, 그렇다고 마냥 올드한 느낌이 아닌, 현대의 어휘를 적절하게 조화시키려 했어요.
그 고민의 흔적들이 가구나 벽면 디자인의 디테일에 녹아나 있어요. 현대적인 디자인이지만 재료는 앤틱한 나무를 사용했죠. 벽면 역시 근대 느낌이 나지만 흰색으로 마감하여 세련되게 표현하고자 했어요.. 또, 근대 건축 특유의 *인방보나 *이맛돌과 같은 요소의 상징을 살려 디자인했어요. 저와 인더로컬만 아는 어휘이긴 할테지만요.(웃음)
동인천에 살며 서울로 출퇴근 중인데, 동인천 단독주택에 터를 잡은 계기가 궁금해요.
결혼을 준비하면서 신혼집의 위치를 선택해야 했어요. 저는 서울에서, 아내는 동인천에서 일을 하는데 어느 도시에 신혼집을 마련할까 고민하다, 결국 인천을 선택했어요. 서울과 인천, 그 가운데 어딘가에 연고도 없는 도시에 거주하면서, 출퇴근으로 둘 다 고생하느니 한쪽에 몰아주자. 그게 아내가 활동하는 인천이었죠. 물론 집값 차이도 컸고요. (웃음) 아내랑 어떤 신혼집이 좋을지 다양한 상상을 펼치며 이야기하면, 우리 둘 다 아파트보다는 단독주택으로 결론이 나더라고요. 단독주택에 거주하면 집안일이 많다고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다행히 저희는 그런 취향이 맞았어요.
저희 둘은 인천에 있는 대학교 캠퍼스 커플이었거든요. 처음 사귀던 해에 자유공원에 벚꽃 나들이를 갔었어요. 그때는 우리가 결혼해서 동인천에 살게 되리라고 전혀 상상하지 못했는데 참 신기하죠.
동인천에 삶의 터전을 잡겠다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어땠을지 궁금해요.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지역, 두 번째는 단독주택에 대한 반응이에요. 일단 동인천에 살게 됐다고 이야기하면 십중팔구는 ‘거기가 어디야?’ 묻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차이나타운을 이야기해 주면 다들 ‘아~ 거기?’ 하며 알아요. 바다에 관해 묻고, 회 많이 먹을 수 있겠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웃음) 어촌 마을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지인들과 대화하면서 깨달은 것은 동인천이 심리적 거리가 멀다는 점이었어요. 사실 물리적 거리로 따져 보면 (서울 어딘지에 따라 다르지만) 용인이나 수원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보다 가까울 수 있거든요. 그런데 동인천을 굉장히 먼 곳으로 인식해요. 젊은 사람 중에 사는 사람이 얼마 없어서 심리적으로 멀게 느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번째로 단독주택에 대한 반응이 있어요. 별다른 설명 없이 단독주택이라고 하면 다들 ‘너 부자였어?’ 이런 반응이더라고요. 드라마에 나오는 큰 저택 형식의 주택을 생각하는 것 같아요. 구도심에서 볼 수 있는 양옥집이라고 부연 설명을 해야 하죠. 그러면 벌레나 관리에 대해 또 다른 질문이 이어져요. 재밌겠다는 사람도 있고, 불편할 것 같다는 사람도 있고 다 달라요.
오래된 2층 양옥집을 고치면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을 거 같아요. 집을 고치는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우리 둘의 삶이 담긴 집을 만들고 싶어서 직접 공사를 했어요. 물론 비용을 아끼려는 것도 있었지만, 앞으로 단독주택은 우리가 직접 관리해야하니까 집에 대해서 알아야겠다는 생각도 컸죠. 인테리어 업체에 디자인부터 시공까지 한 번에 맡긴 게 아니라 저희가 직접 설계하고, 발품 팔아 자재도 하나하나 고르고 시공 단계마다 전문가를 찾아서 맡겼어요. 우리가 직접 시공할 수 있는 거면, 저희 손으로 공사하기도 했죠. 저희집 지하 창고에 가면 인테리어 공사에 필요한 웬만한 장비는 다 있어요. 거의 목수 작업실처럼요. (웃음) 직접 공사를 하다 보니 실수한 적도 많아요. 한번은 물 빠지는 배수구인 줄 모르고, “이 구멍 필요 없으니까 막아버리자”해서 시멘트를 부었거든요? 근데 물이 안 빠지는 거예요. 결국 전문가 불러서 타일부터 다 뜯고 돈이 2배로 나간 적도 있어요. 이런 에피소드가 너무 많죠.
집을 고칠때 어떤 점을 중요하게 고려하셨어요?
일단 일반 아파트와 달리 이층집이라는 게 가장 다른 점이죠. 1층과 2층의 차이를 만들고 싶었어요. 1층은 여러 사람들과 함께하는 공간이자 대화 공간, 2층은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설정했어요. 또 강아지가 있기 때문에 집 전체에 카펫 마감을 한 게 좀 특이하죠. 한국에서는 청소나 관리 문제 때문에 선호하는 방식이 아니거든요. 그리고, 1층 거실에는 TV를 두지 않고 큰 책상과 선반을 배치했어요. 마당의 존재를 거실에서 더 즐기고 싶어서 폴딩도어도 설치했죠. 날씨 좋은 날에는 폴딩 도어 열고, LP 틀고 아내와 대화하는데 그 시간이 참 좋아요. 밖에서 들려오는 새소리와 바람 내음, 집에서 들리는 음악 소리, 폴딩도어로 들어오는 햇살 아래 누워있는 저희집 강아지. 집에서 이런 여유를 느낄 수 있다는 게 참 감사해요.
5년째 주택 살이 중이신데요. 단독주택에 살아보니 어떠세요? 장단점 모두 궁금해요.
안 좋은 것부터 이야기하면, 관리인이 없어서 불편해요. 아파트는 관리인이 따로 있잖아요. 단독주택은 모든 관리를 집주인이 해야 하기 때문에 신경 쓸 게 많아요. 눈이 오면 구청에서 제설 작업 문자가 오기도 해요. (웃음) 출근하기에도 바쁜데, 아침에 눈을 쓸고 나가야 하죠. 집수리도 스스로 해야 하죠. 하지만 자유롭다는 게 좋아요. 공동주택은 집 안에서 걸을 때도 조심히 걸어야 하잖아요. 그렇지만 단독주택은 소음에서 훨씬 자유로워요. 층간 소음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죠. 아이를 키우게 된다면 더 좋은 환경이라 생각해요. 층이 두 개로 나뉘어 있어서 그때그때 원하는 대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좋아요. 1층의 손님 방을 취미 방으로 바꿨다가 서재로 바꾸기도 하죠. 마당 꾸미는 것도 즐겁고, 자연 친화적이에요. 단점을 고려해도 장점이 정말 많아서, 다음 집이 있다면 또 단독주택을 선택할 것 같아요.
생활하는 동네로써, 동인천은 어떤 것 같으세요?
동인천은 정말 특별한 매력이 있어요. 저는 그 매력이 원도심이라는 데서 온다고 생각해요. 여기는 개항기때부터 있던 도시이기 때문에 다른 도시와 스케일이 달라요. 대표적인 예로 지도에서 동인천을 보면 옛 유럽 도시처럼 동그래요. 제가 조깅이 취미라서 그 원 모양을 따라 뛰거든요. 다른 도시는 그렇게 뛰기 어려워요. 횡단보도가 많아서 신호를 계속 기다려야 하거든요. 동인천은 한 바퀴 도는데 딱 3km인데, 신호가 없어요. 그냥 2차선 도로거든요. 달릴 때 보면 오래된 건물도 많아서 구경하는 재미도 있어요. 그리고 집 앞이 관광지다 보니, 갈 곳이 많아요. 보통은 주거 밀집 아니면 상업지역 이렇게 나뉘어 있잖아요. 그래서 상업 지역으로 가려면 버스를 타거나 차를 타고 나가야 하고요. 그런데 우리 집은 코 앞에 관광지가 있어서 산책 겸 나가서 다양한 것들을 즐길 수 있어요. 조금 아쉬운 것은 주차 문제가 있죠. 부설 주차장법이 생기기 전에 지어진 건물이 많아서, 건물 안에 주차장이 없어요. 좁은 길에 주차된 차들이 많아 다니기 불편할 수 있어요. 고령화된 마을이라 젊은 사람들이 많진 않다는 점도 아쉽죠.
인더로컬에서 프로그램 운영 제안을 받고 참여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거주 형태에 대하여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싶었어요. 제 또래 청년 중 어디서 어떻게 살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들어보면 옵션이 다양하지 않더라고요. 서울, 수원, 위성도시든 모두 신도시에 있는 아파트나 빌라 등 공동주택을 생각해요. 저는 원도심에 있는 단독주택에 살고 있잖아요. 이게 일반적이진 않거든요. 그래서인지 제가 단독주택에 산다 그러면, 주택살이에 관심을 보여요. 무조건 단독주택이 좋다고 이야기 하는 건 아니지만, 거주의 다양한 형태를 알고 선택하는 것과 모르고 선택하는 건 다르잖아요. 생각만큼 주택살이가 어렵지 않고, 젊은 사람들도 한정된 예산으로 충분히 살 수 있다는 점을 말해주고 싶었어요. 또, 건축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기도 하고요.
이번에 ‘주택 살이 탐방’ 프로그램과 ‘건축가와 Talk 나잇’에 참여하시는데, 어떤 이야기를 해주실 예정인가요?
‘주택 살이 탐방’에서는 주로 아내인 김아영 대표와 함께 집 선택부터 수리 과정 등을 이야기하려고 해요. 주택에 관심 있으신 분들이 오실 테니, 그분들과 대화를 나누며 궁금해하시는 이야기를 최대한 전달하려 합니다. ‘건축가와 Talk 나잇’에서는 주택 살이 탐방 때보다는 조금 더 너른 관점의 동인천에 관해 이야기 하고 싶어요. 집과 도시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에요. 우리가 살아가는 집을 정할때, 집의 형태와 면적, 비용 등 집에 관한 요소들도 중요하지만 그 집이 어느 동네, 어떤 도시에 있는지도 중요하거든요.
동인천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장소를 소개해 주세요.
자유공원을 가장 좋아해요.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공원인만큼, 현대적인 공원과 다른 매력이 있어요. 요즘 조성된 공원은 사람이 계획했기 때문에 구획이 다 나뉘어져 있거든요. 도면처럼 보이기도 해요. 위에서 내려다보면 깔끔하게 구획이 떨어지는게 특징이죠. 하지만 자유공원은 그런 느낌이 덜해요. 오래된 나무가 많아서 울창한 숲 속에 와있는 것 같고, 그런 짙은 녹음과 자연에 압도되는 분위기가 있어요. 현대인의 삶에서 자연이 많이 결핍되어 있잖아요. 신도시에도 많은 공원이 있지만, 제가 느끼기엔 너무 인위적이라 자연과의 연결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자유공원에 가면 자연과 제가 연결되는 기분이 들어요. 사계절마다 보이는 모습이 다르고 시간대에 따라 보이는 장면, 햇살, 냄새가 다르기 때문에 매일 걸어도 질리지 않아요. 너무 덥지 않으면, 출근하기 전에 러닝을 하는데 나무들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이 장관이에요. 자연과 대지의 형태와 어우러진 '인천제일교회' 건물도 좋아해요. 식당은 '용화반점'도 좋고 '경인면옥'도 좋아해요.
동인천에 살면서 이웃 간의 인상적인 일화가 있으세요?
설 명절에 맞은편 화교 이웃이 직접 만든 칠리 새우를 주신 적이 있어요. 우리도 답례로 명절 음식을 챙겨 드렸죠. 그때 어린시절에 어렴풋이 느꼈던 이웃간의 오고 가는 정을 느꼈어요. 동네에 할머니, 할아버지분들이 많아서 도울 일이 종종 생기기도 해요. 얼마 전에도 길에서 쓰러져있는 할머님이 계셔서 댁까지 모셔다드렸죠.
앞으로 동인천에서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요?
동인천에 LP 바가 정말 많은데 모두 가보고 싶어요. 도장 깨기처럼 하나하나 다녀보는거죠. 또, 달리기를 좋아하니까 러닝 크루도 만들어서 함께 하면 좋을 거 같네요. 나중에 내항이 개방되면 해양스포츠도 즐겨보고 싶어요. 자유공원 광장에 올라서서, 내항을 바라보면 아내와 종종 그런 이야기를 해요. 저기서 요트를 타보면 어떨까? 저기서 웨이크보드를 타면 재밌겠다. 그런 상상을 하죠.
동인천으로 여행을 오거나, 삶의 터전을 이곳으로 옮길 미래의 이웃을 위해 슬기로운 동네 생활 꿀팁 한가지 부탁드려요.
자유공원에 꼭 올라가 보시면 좋겠어요. 보통 관광하러 오시는 분들이 차이나타운이랑 개항장 거리를 지나 집으로 돌아가시잖아요. 자유공원에 올라가면 바다와 마을을 내려다볼 수 있거든요. 책을 들고 가셔서 벤치에 앉아 읽어 보시거나 휴식을 취해도 참 좋아요. 그리고 골목 사이의 노포들을 다니며, 동인천의 매력을 체험해 보시면 좋겠어요. 여기만 있는 근대 건축물 투어를 하셔도 좋고요. 그리고 러닝을 좋아하시면 동인천 지도 모양대로 동그랗게 뛰어 보는 것도 좋아요. 서울 사람들은 한강에서 러닝을 많이 하잖아요. 시가지 도심을 안 쉬고 달릴 수 있는 데가 없거든요. 여기는 그게 가능해요. 얘기하다보니 한가지가 아니라 너무 많네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