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동인천 주택에서 ‘서점 주인 겸 N잡러’로 살아갑니다.

[인터뷰] 서점 마계 & 출판사 대표이자 싱어송라이터, 문화기획자로 살아가는 윤석우 님  



초연다구 박물관 바로 옆, 골목 안쪽에 눈길을 끄는 이름을 가진 서점 ’마계’가 있습니다. ‘중 2병이 머무르는 곳’이라는 컨셉의 서점으로, 이 문구를 들으면 누구라도 일단 서점이 궁금해집니다. 시나 소설도 취급하지만, 중세 검술법 같은 판타지 책을 주로 다루는 서점입니다. 일반서점에서는 쉽게 구하기 힘든 다양한 판타지 책들이 있어 판타지 매니아들의 사랑을 받는 곳입니다. 


재밌는 큐레이션만큼이나 풍성한 삶을 살고 계시는 서점 ‘마계’의 윤석우 대표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주택 살이를 하며 서점과 출판사를 운영하고, 싱어송라이터이자 문화기획자의 삶을 살아가는 윤석우 대표님. 동인천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꽉 찬 일상을 보내고 있으신데요. N잡러 독립서점 사장님의 로컬 정착기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 )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동인천에서 책방 ‘마계’를 운영하는 윤석우입니다. 책방은 작년 9월에 오픈해서 곧 1년이 다 되어 가네요. 시간이 정말 빨라요. (웃음) 출판사도 같이 운영 중이라,
정기적으로 좋은 원고를 발굴하여 출판합니다. 그리고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며 공연도 하죠. 그러다 보니 공연을 기획하고 콘텐츠 만드는 일도 합니다. 


여러 방면에서 일하시는 N잡러 사장님이군요. 책방 ‘마계’, 이름도 심상치 않은데요. 어떤 공간인지 궁금해요. 

마계라는 이름은 인천에서 가져온 단어예요. 인천을 말할 때 ‘마계 인천’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웃음) 물론 그 의미가 마냥 긍정적인 건 아니지만 저는 그 단어가 재미있었어요. 제가 생각한 책방의 컨셉과도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리고 아주 오래전에 친구들과 책방을 연다면 이름을 마계라고 짓겠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하곤 했었죠. 비록 저 혼자 책방을 열었지만 결국 마계라는 이름을 사용했네요. (웃음)


책방의 컨셉은 ‘중 2병이 머무르는 곳’이에요. 판타지나 신화, 전설에 관한 책들이 많아요. 제가 중 2병을 떠올릴 때 생각나는 것들이죠. 저는 어릴 때부터 판타지 책을 좋아했는데, 꿈이나 판타지 이런 키워드가 그 나이대의 감성에 잘 맞다고 생각했어요.







동인천에 책방을 열겠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을지 궁금해요. 

주변에서 다 싫어했어요. 가족, 친구 모두요. (웃음) 제가 초, 중, 고 모두 부평에서 보냈는데, 서울도 아니고 왜 동인천으로 가냐면서 말리더라고요. 단독주택도 재테크로 보면 도움이 안 되는 선택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말하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인천과 단독주택을 선택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이전 직장에서 문화 기획을 했는데, 업무 중에 개항로와 동인천에 관해 듣게 됐어요. 그 이후로 이 동네를 찾아보니 제 취향과 잘 맞는 곳 같았죠. 그래서 개항장 동네에서 서점과 생활을 함께할 수 있는 집들을 찾아봤어요. 그러다 이곳을 발견한 거예요. 도로에서 조금 안쪽에 들어와 있는 게 책방 컨셉과도 잘 맞다고 생각했어요.

단독주택도 마찬가지예요. 집은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 문제죠. 모든 선택은 장단점이 있잖아요. 저도 기존에는 아파트나 원룸처럼 공동 주택 생활을 했어요. 물론, 거기서 오는 편의도 있죠. 그런데 층간 소음이나 생활에서 오는 불편함 같은 단점이 저에겐 더 힘들었어요. 퇴근하고 와서 빨래를 자유롭게 돌릴 수 없고, 발소리를 신경 써야 하는 것들이요. 단독주택은 스스로 관리 해야 하고 그럴 때마다 비용이 드는 게 단점이지만, 그래도 저는 단독주택이 잘 맞아요. 제가 음악을 하는데, 소음 문제에서 벗어난 것도 너무 홀가분해요. 아파트에서는 음악 작업을 못 하거든요. 마계를 열면서 곡 작업도 자유롭게 하고 서점 안에서 공연도 진행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워요.







이번에 ‘주택 살이 탐방’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는데,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건가요?

동인천 로컬 적응기에 관한 이야기예요. 로컬 독립 서점의 주인이 된 저의 이야기와 주택 살이, 로컬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입니다. 서점 운영 전반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 지역 정착 경험, 책 이야기를 두루 할 예정이에요. 서점 운영에 관심이 있으시거나 주택 및 로컬 생활에 관해 궁금하시다면 좋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인더로컬에서 프로그램 운영 제안을 받고, 참여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공간을 운영하며 늘 느끼는 점은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는 거예요. 여기서 하는 문화 사업 모두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에요. 사람을 만날 기회를 만든다고 생각했어요. 이 프로그램에 오실 분들과 만남을 통해 또 다른 무언가를 창출할 수도 있잖아요. 


동인천에서 이웃들/손님들과 있었던 인상적인 일화가 있다면 듣고 싶어요. 

서점 카운터 앞쪽에 중세 시대에서 볼 것 같은 칼, ‘롱 소드(Long Sword)’가 있어요. 제가 둔 게 아니고, 서점 손님 중에 한 분이 이 공간과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하시며 맡기신 칼이에요. 연습용 실제 도검이죠. 중세 시대 검술에 관한 책도 사 가셨어요. (웃음) 이런 일이 종종 있어요. 서재 앞 테이블에 놓여있는 잠만보 인형도 손님이 주고 가신 인형이죠. 이사 가는데 가져갈 수 없다고 두고 가셨어요. 이런 것들이 많이 들어와요. 공연했을 때도 참 재밌었죠. 공간을 모두 활용해서 약간의 악기 세팅을 하고 관객 바로 앞에서 노래했어요. 음향 기기가 따로 필요 없을 정도죠. 올해 연말에 또 하려고요.






동인천으로 여행을 오거나, 삶의 터전을 옮길 미래 이웃을 위해 슬기로운 동네 생활 꿀팁 한가지 부탁드려요.

동인천은 맛집의 본점이 많은 곳이에요. 유명 프랜차이즈의 본점이 수두룩하죠. 청실홍실, 온센 등 하나하나 가보시면 좋겠어요. 차이나타운만 가시지 말고, 동네를 직접 발로 걸으며 분위기를 느끼면 좋겠어요.  


앞으로 동인천에서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요?

저는 지금처럼 공연도 하고 문화 기획도 꾸준히 하고 싶어요. 지금 이 공간을 여러 용도로 활용하려 해요. 좋은 원고를 발굴하여 정기적으로 출판도 하고, 책방의 컨셉에 맞는 책들을 소개하면서요. 요즘은 그림 그리시는 분들과 재밌는 일을 도모하고 있어요. 굿즈를 만들고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중이에요. 창작자들과 성장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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