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동인천에서 머리를 자르고 틈틈이 요가합니다

[인터뷰] 오래오래 지금처럼 살고 싶은 <댓츠 아모르> 미용사 & 요가 강사 최현주 님




유난히 밝은 미소에 곧은 자세를 지닌 최현주 님을 만났습니다. 현주 님은 ‘신포동 민트색 가게’라고 불리는 미용실, ‘댓츠 아모르’의 사장님이자, 베테랑 미용사인데요. 개업 전부터 함께 하여 강산 하나는 너끈히 변할 만큼 오래된 단골이 많다고 합니다.

‘인천 아쉬탕가 요가원’의 윤진쌤 역시 현주 님의 오랜 단골이었습니다. 미용사와 단골 손님으로 만나서 요가 사제지간으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단골을 통해 로컬에 길든 애정을 쌓고, 건강도 찾고, 요가 강사라는 제2의 직업도 갖게 된 현주 님의 이야기를 들어 보세요.





안녕하세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동인천에서 ‘댓츠 아모르’라는 미용실을 운영하고, 요가 강사로 일하는 최현주입니다. 미용실은 2017년도 개업 후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어요.

언제부터 헤어디자이너 일을 하셨어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고등학생 때 한창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는데, 엄마가 미용사를 추천해 주셨어요. 당시엔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엄마의 꿈이 미용사였더라고요. 어릴 때니까 일단 해 보고 맞지 않으면 그만둘 생각이었는데 다행히 잘 맞았어요. 비교적 어릴 때 시작한 사회생활이 조금 힘들었지만, 일 자체는 재밌더라고요. 10년 정도 미용 일을 하다가 동인천에 제 미용실인 ‘댓츠 아모르’를 열었어요. 하나하나 셀프 인테리어로 만든 공간이라 작은 곳까지 제 손길이 닿았어요. 이제 개업한 지 7년이 지나 오랜 단골도 많고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요가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인천아쉬탕가요가원’ 윤진 원장님을 손님으로 먼저 만났어요. 2년 정도 제 손님이셨는데, 어느 날부터 제게 요가를 권하셨어요. 제가 당시 여기저기 몸도 안 좋고, 체중도 30kg 정도 늘어 있었거든요. 사실 아쉬탕가요가원에 가기 전엔 요가가 정적인 운동이라는 생각이 있었어서 별로 흥미가 없었어요. 저는 활동적인 운동이 좋았거든요.

그런데 지속적인 윤진쌤의 권유로 요가원에 가게 됐고, 그날 깨달았죠. ‘아, 요가는 정적이지 않구나!’ (웃음)
요가의 종류가 여러가지인데요. 제가 수련한 *‘아쉬탕가’가 동작 면에서 어려운 편에 속해요. 너무 힘들었지만 몸에 좋은 게 느껴지니 계속하게 되더라고요. 요가하면서 30kg 정도 체중 감량도 하고 튼튼해졌어요. 그렇게 2~3년 정도 수련 후 지도자 과정을 이수했죠.

*아쉬탕가: 산스크리트어로 ‘여덟’이라는 의미를 가진 ‘아쉬타’와 ‘구성’이라는 의미가 있는 ‘앙가’가 결합된 단어. ‘여덟 가지 구성 혹은 8단계’라는 의미이다. 연속적인 자세와 호흡에 집중하는 요가의 한 종류이다. 국내에서는 가수 이효리 씨가 즐기는 요가로 유명하다.


취미로 하는 요가와 지도자 과정은 또 다른 밀도였을 거 같은데, 과정에서 느낀 점이 궁금해요. 

수련을 길게 하다 보니, 좀 더 깊은 단계의 요가가 궁금했어요. 이렇게 꾸준히 한 운동도 처음이었거든요. 요가하면서 건강도 찾게 됐고, 긍정적인 점이 정말 많았어요. 그러던 중 윤진 쌤이 지도자 과정을 개설하셨죠. 원장님이 워낙 꼼꼼하시고 요가에 진심이라 지도자 과정이 궁금했어요. 반년 가까운 지도자 정규 과정은 끝마쳤지만 아직도 배울 게 많아요. 요즘도 종종 요가에 관한 새 책이 나오면 함께 읽기도 해요.





동인천에서 미용실을 개업하면서 처음 창업을 하는건데, 두렵지 않으셨어요?

처음엔 다 무서웠어요. 어찌나 두렵던지 이 공간을 열 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어요. 가게 계약을 끝내고 내부를 고치면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갑자기 덜컥 ‘이제 어쩌지?’ 하는 두려움이 물밀듯이 치솟았어요. 어린 데다 모아둔 돈도 빤하니까, 모든 게 막연하고 어려웠어요. 그렇지만 ‘망하려면 빨리 망하자!’ 이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원래 알던 단골들에게는 더 잘 해드리고 개인 작업실처럼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당시엔 일을 한 지 오래되기도 했고 사실 조금 쉬고 싶은 생각도 있었거든요. 단골도 있었고 어렸으니까 가능했던 거 같아요.



생활하는 동네로써, 동인천은 어떤 것 같으세요? 좋은 점이나 아쉬운 점이요.

잔잔해서 좋아요. 얼핏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느린 속도로 계속 변하고 있어요. 잔잔한 변화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죠. 여기저기 산책하는 걸 좋아해서 골목마다 걷는 걸 좋아해요. 동인천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요. 도시지만 시골에서 느끼는 고요와 따스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안정감이 있는 동네예요.
 


동인천에서 좋아하는 공간이나 장소가 있나요?

요가원과 가까운 ‘자유공원’을 가장 좋아해요. 산책하기도 좋고 안정감을 주는 곳이에요.
식당 중에서는 ‘365 봄’을 자주 가요. 관광객이 많이 가는 음식점이 아니라 정말 로컬식당이에요. 또 ‘싸리재’라는 카페가 있는데 팥빙수가 너무 맛있어요.(웃음) 팥빙수를 먹고 배다리 쪽으로 내려가면 ‘헌책방 거리’가 있는데요. 고등학교 때 저도 헌책방에서 책을 많이 팔아서 추억이 많아요. 일요일에 열리는 ‘도깨비시장’도 재밌고요. LP 모으는 취미가 있는데, 제일 처음 LP를 산 곳이 배다리 도깨비시장이었어요. 처음으로 ‘사운드오브뮤직’ LP를 이 곳에서 산 이후로 쭉 LP를 모으고 있죠. 마지막으로 꼽고 싶은 곳은 ‘동화마을 떡꼬치’요! 정말 치명적이에요. (웃음)   


이번 '오디너리 동인천'에서 '라이프앳로컬' 호스트가 되시는데, 운영하실 프로그램을 소개해 주세요.

자유공원에서 걸으며 요가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자연과 공간, 바람과 호흡, 자세에 집중하며 명상할 수 있는 동작을 해보려 해요. 자유공원이 동인천에서 지대가 거의 제일 높은 곳이잖아요. 자연을 느끼기 정말 좋은 곳이죠. 몇 가지 동작을 해보고 자세를 오래 유지해 보며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될 거예요.




'오디너리 동인천' 호스트로써의 제안을 받고, 참여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작년에 참여했던 인더로컬 시범 운영 워케이션 프로그램이 정말 좋았어요. 참여자분들에게 어디서 오셨는지 여쭸는데 정말 전국 각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었어요. 대화를 나누며 요가도 하고, 맨 발로 잔디를 밟는 활동을 했는데 그 과정이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저는 늘 동인천 일대에 있고 단골을 만나니까, 울타리 밖 사람들과 소통할 일이 별로 없거든요. 그런 신선한 만남을 지속하고 싶어서 참여하게 됐어요.  

동인천에서 이웃들과 있었던 인상적인 일화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미용실 손님 대부분이 가족 단위예요. 따님이 어머님을 모셔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개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계속 찾아주시는 가족 단골이 있는데요. 그 가족의 따님이 결혼 후 인도로 떠났는데 아직 저와 연락을 주고받아요. 가끔 한국에 오시면 잊지 않고 방문하시고요. 그 가족의 대소사를 모두 알게 돼서 종종 제가 그 가족의 일원 같아요.  

그리고 초등학생 여조카와 함께 오는 손님이 있는데요. 그 조카가 10살인데 학교에 남자 친구가 있거든요. 웃긴 건 그 애 남자 친구 어머니도 제 손님이에요. 양쪽 손님 각각 사는 곳도 다르고, 따로 오셨던 손님이거든요. 머리 시술을 하던 중에 사진을 보고 알게 됐어요. 얘기를 하다 한참 웃었죠. 


앞으로 동인천에서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요?

지금처럼 단골, 동네 주민분들이 찾는 미용실을 오래 운영하고 싶어요. 또 요가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하는 일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지금처럼요! (웃음)



동인천으로 이사 올 미래의 이웃이나 여행자를 위해 슬기로운 동네 생활 꿀팁 한가지 부탁드려요.

오래된 맛집이 많으니 관광지 맛집 말고 다른 숨은 맛집들을 발굴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스지탕만 해도 다른 곳에서 잘 보기 힘든 메뉴인데, 이 동네는 흔하잖아요. 이 동네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즐겨 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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