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단독주택은 일상에 휴식과 동력을 주는 것 같아요"

[인터뷰] 원도심에서 ‘나를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단독주택의 매력을 배우다
'보는 하우스' 집주인 이은호 님



평소 당신은 시선이 가장 많이 닿는 곳은 어디인가요? 

컴퓨터의 모니터나 스마트폰이지 않나요? 네모난 고층 건물이 가득한 도심에서, 네모난 기기에 머문 당신의 시야를 바꿔줄 [보는 하우스]를 소개합니다. 보는 하우스는 매일 우리가 마주하는 네모난 세상 속 풍경을 바꿔 주는 집입니다. 눈 닿는 곳에 집주인이 열심히 가꾼 소나무와 잔디가 있고, 고요한 동인천 원도심의 풍경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가족과 함께 더 대화를 나누거나, 평소 보지 않았던 것들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스스로 할 일을 하기 위해 몸을 움직이게 만듭니다.


일상에 휴식과 동력을 되찾아 주는 집. ‘보는 하우스’의 집주인 이은호 님과 이 집의 역사와 매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경기도 일산에서 거주했던 이은호입니다. 동인천은 일 때문에 오가던 지역이에요. 그러면서 동인천의 매력을 알게 됐어요. 조용하면서 오래된 주택이 있는 점이 마음에 들어 집을 구입하게 되었어요.


보는 하우스는 어떠한 점이 마음에 들어서 선택하게 되셨나요?

처음 이 집을 발견했을 때 폐가였어요. 남편이 첫 방문했을 때, 집을 보고 한숨을 쉴 정도였죠(웃음). 주변에 다른 집들은 아무리 오래되어도, 한 번씩 개조가 되어서 기름보일러가 설치되어 있어요. 그런데 이 집은 연탄집인데다, 화장실도 재래식이어서 수리할 곳이 많았지만, 저한테는 그런 부분들이 문제되지 않았어요. 100년 된 목조주택이라는 역사와 한 집에 여러 세대가 옹기종기 모여 살았던 구조가 좋았거든요. 무엇보다 마당이 있다는 점에 제 마음에 쏙 들었어요.



마당이 있는 집(단독주택)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가장 큰 매력은 스스로 몸을 움직여 할 수 있는 활동이 많다는 점이에요. 저는 평수가 넓은 아파트에 살아도 답답함이 느껴졌어요. 이유가 활동에 제약이 있고, 보는 시야가 제한적이라 그런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문제가 생기면 쉽게 해결해 주는 관리사무소가 있고, 산책로도 잘 만들어져 있지만 어떠한 틀에 고정된 느낌이 들 때가 있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아파트에서는 일상이 환기되는 기분을 찾기 힘들었어요.

보는 하우스를 직접 수리하면서 그런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었어요. 단독주택은 이 집을 온전히 책임질 사람이 ‘나’라서, 스스로 몸을 움직이게 되거든요. 솔직히 수리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인터뷰를 하기 며칠 전에는, 폭염 속에 마당에 잔디를 설치하느라 남편과 저 둘 다 죽을뻔했어요(웃음) 이 과정을 통해 오히려 집에 정이 붙더라고요. 남편도 마찬가지고요. 집 곳곳에 내 손길이 묻어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정감 가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단독주택이 고생길만 있는 건 아니에요. 보는 하우스의 마당을 보세요. 데크에 앉아 내가 고르고 가꾼 소나무를 바라보면 참 평화로운 기분이 들어요. 그러다 스스로 할 일을 하기 위해 몸을 움직이게 돼요. 하릴없이 소파에 한 몸이 되는 것이 아닌, 매일 집과 나를 위해 알차게 쓸 수 있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게 바로 단독주택의 매력인 것 같아요.


(보는하우스 리모델링 전, 폐가같던 모습)



보는 하우스의 역사를 알 수 있는 포인트가 있나요?

두 가지가 있어요. 첫 번째는 나무로 만들어진 천장이에요. 공사 중 물이 새서 천장을 뜯어보니 나무로 만들어져 있더라고요. 보자마자 집이 더 좋아졌어요. 집안에서 나무 냄새가 나면 답답함이 더 해소될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공간 춤을 높여 나무를 그대로 살렸어요. 두 번째는 아궁이 역할을 했던 구들장을 재사용 했다는 점이에요. 연탄집 이전에 아궁이를 썼던 집인 것 같더라고요. 공사 중에 바닥에서 아궁이로 사용했던 걸로 추정되는 구들장 같은 게 많이 나왔어요. 그 돌을 안 버리고 마당에 재사용했다는 점이 포인트에요.


   


마당에 설치한 데크에 자부심이 있으신 것 같아요. 

맞아요(웃음) 가족들도 보는 하우스를 구경하기 위해 온 적이 있는데요. 집안에 들어오지 않고, 데크에서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 돌아갔어요. 다들 데크가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아요. 가족들과 실외에서 그렇게 대화를 나눈 게 얼마만인지, 나중에 이 장면을 다시 떠올리면서 웃음이 나더라고요. 뿌듯하기도 했고요.


보는 하우스를 통해 새로 알게 된 동인천의 매력이 있나요?

‘적당함’이 있는 동네더라고요. 먼저 이웃과 적당히 느슨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요. 주변에 대부분 연세가 지긋하신, 동인천 토박이 분들이 거주하는데요. 보는 하우스를 수리하는 동안 호기심을 보이셨지만, 선 넘는 행동은 하지 않으셨어요. 눈 마주치면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음료수 한 병에 경계심이 풀어져요. 그이상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더라고요. 그 다음은 적당한 조용함과 번잡함이 있다는 점이에요. 보는 하우스가 도로 주변에 위치한 게 아니라서, 집안에 있으면 외부 소음으로부터 차단될 수 있어요. 이곳에서 느끼는 한적함이 지루하게 느껴지면 차이나타운이나 자유공원, 그리고 동인천 일대를 거닐며 시간을 보낼 수 있어요. 내가 원하면 사람들 틈에 잠시 섞여 있다가, 다시 돌아와 고요함을 만끽할 수 있죠. 조용함과 활기, 그 사이에서 적당함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동인천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보는 하우스에 방문을 추천하는 사람들이 있나요?

저는 글 쓰는 작가분들이 오셔도 좋을 것 같아요. 잔잔함이 흐르는 동네에서 다채로운 영감의 원천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집 안에는 눈 닿는 곳에 큰 창을 만들었고, 동네 전반에 오래된 건물이 있다 보니 시야가 닫히지 않아요. ‘건물에 치인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시야가 트이면, 생각도 트이니깐 작업에 도움될 거에요. 또, 역사적으로도 이야기가 많은 동네라서, 오래 머물수록 얻어가는 게 많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이 집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요즘엔 ‘시골집’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저는 어릴 적에 방문한 시골 할머니 댁이 추억이 많은 사람이라, 이 이야기에 아쉬운 마음이 들더라고요. 젊은 사람들도 저와 비슷한 마음인지, 시골집 느낌의 아늑한 단독주택을 숙소로 선택하는 것 같아요. 누군가의 정성 어린 손길이 묻어나는 공간에서 온전히 쉬고 싶은 거겠죠. 도시 생활에 답답함을 느낀다면 ‘보는 하우스’로 오세요. 원도심의 오래된 집에서, 아늑함을 온전히 찾을 수 있어요. 이 집은 날이 맑으면 맑은 대로,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운치가 있어요. 나무 냄새와 풀내음을 동시에 물씬 풍기는 것도 정말 좋죠. 때문에 집에서 뒹굴뒹굴하기만 해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요. 이곳에서 행복한 감정을 되찾고, 다시 내 삶을 위해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을 얻는다면, 저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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